[캐디매뉴얼] 그린에서 라이 읽기

사실 '라이(Lie)' 라는 말은 적절치 못한 표현이다

정확하고 바른 표현은 라인line 이나 브레이크break 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발음 상 '라이~라이' 하는것이 편하기는하지만 원칙주의자의 시각에선 거슬립법하다. 

라인 이라는 말은 영어 표현 그대로 선을 의미한다. A4용지에 선을 긋고 그것을 라인이라고 해도 되고 막연하게 타자가 친 볼이 홈런이 될 때 그 볼의 궤적을 따라 가상의 선을 긋고 난 후 그것을 볼의 라인이라고 해도 된다. 이처럼 라인이라는 말은 막연하게 눈에 보이는 물체가 나타내는 가시적인 흐름이나 움직임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가상의 선을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린에서 라인을 본다는 표현도 마찬가지이다. 볼이 홀 컵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볼이 흘러가는 동선을 가상으로 그어보면 그것이 바로 볼의 라인이 되는 것이다. 가끔씩 고객들이 "라이 얼마만큼 봤어?. 라이 좀 잘 봐줘." 라고 말하는데 볼에 그려진 화살표를 라이 라고 인식하는 사람도 많고 화살표의 방향을 가지고 라이를 조절한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라인 이라는 표현이 하나의 가상의 선 이라고 한다면 브레이크는 사건의 표현이다. 즉 어떤 하나의 현상이나 물체가 일어나는 운동의 결과를 표현한 말로서 그린 에서 볼이 휘어지는 지점. 즉 볼이 직진이나 평면으로 흘러 가는 과정이나 그러한 운동을 자연의 이치나 근본 이라고 한다면 그러한 형태가 무너지거나 파괴되는 모습을 브레이크 라고 한다. break 라는 표현이 깨지다. 파괴되다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그린에서 볼의 운동 방향을 변형 시키고 변화시키는 지점을 브레이크 포인트 라고 한다. 

가끔씩 고객이 '브레이크가 어디에요? 혹은 브렉포인트가 어느지점 인가요?. 라고 물어본다면 볼의 기울기의 변화를 가장 크게 바꿔놓는 지점(지형)을 의미하므로 해당 지점을 손가락으로 가리켜 주면 된다.


그린의 기울기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서서히 낮아지는 경사도

<그린의 기울기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서서히 낮아지는 경사도>


이렇게 가상의 선을 그으면 퍼팅 라인이 그려진다.

볼이 일직선으로 흐를 거라는 가정하에 실제로 지형에 의해 볼이 휘어지기 시작하는 부분이 브레이크 포인트가 된다. 일반적으로 브레이크를 얼마나 보았나? 라는 물음은 에임포인트 수치를 대략적으로 묻는 질문이므로, 홀컵과 좌측 일직선 녹색라인 끝부분과의 사이의 간격을 손가락 갯수나 홀컵크기의 기준에 따라 개수를 더하여 주면 된다. 예를들어 그림에서 보는 시각이 내1인칭 시점이라면 팔을 구부리지 않고 손바닥을 펴서 좌측 직선 녹색선과 홀컵 사이 손가락이 몇개 들어가는지에 대해 알려주거나 홀컵 크기에 몇개 정도를 더한 너비가 되는지 정도를 알려주면 된다. 

중간에 일직선 주황색 라인대로라면 홀 컵 두개 정도 너비에 해당된다. 만약에 내가 캐디이고 주황색 라인을 그린다음 볼의 화살표를 주황색 라인선상으로 놓는다면 홀컵 두개를 보게 된것이 된다. 만약 홀 컵 두개를 본것 이라고 얘기한다면 골퍼가 퍼팅시엔 볼이 오른쪽 빨간 라인대로 홀컵과는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즉 홀 컵 두개를 본것은 잘못된 라인측정이다. 골퍼가 주황색 라인대로 홀인 하려면 힘을 실어서 강하게 밀어쳐야 되는데 사실 그것만큼 어리석은 퍼팅은 없다.

언듈레이션이 심한 2단 그린

<오크밸리 퍼블릭 7H>


그린에는 이렇게 언듈레이션이 심한 2단 그린도 있다.

원래 골프 시합 규칙 대로라면 볼을 마크 하거나 볼의 방향을 수정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플레이어 자신에게 있지만 시합이 아닌 고객들이 즐기는 아마추어 게임이나 일반 라운드에서는 캐디가 연습구에 그려진 화살표 방향대로 볼을 놓거나 경기 진행을 위해 여러개의 볼을 마크하고 집어드는 경우가 많다. 사실 플레이어 각자가 볼을 마크하고 스스로 볼도 닦아 보고 해야지 골프를 즐기는 재미도 있는데 오히려 이러한 부분을 골퍼가 필드에서 받아야 할 서비스의 범위로 인식하는 골퍼들이 많다. 신발과 옷에 손에 흙도 묻혀가며 고생도 해보고 풀냄새도 배겨 봐야지 자신이 필드 위에서 어떠한 존재인지 깨닫게 될 수 있고 내가 어떠한 내면의 성향을 가진 골퍼인지 잘 알수 있을 텐데 말이다.

아무튼 캐디가 해야 할 일중에 하나는 바로 코스의 지형도를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하는것이고 특히 그린의 경사도나 기울기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린 위에서 상대방의 볼의 라인을 명확하게 그려 볼 수 있다. 캐디의 내공과 역량은 홀 아웃 결과에 의해 평가되어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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